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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사보] 노란골프공의 마력

게시자: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5. 3. 오전 9:25   [ 2010. 5. 4. 오전 6:35에 업데이트됨 ]
written by : 방유성, Source : 현대상선사보(바다소리)

 이미 조직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당신은 앞으로 더 나은 성공에 거칠 것이 없다고 큰소리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정말 그렇게 생각할까? 당신은 일하는 방법이나 기술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지만 다른 이들은 그것을 오만으로 여긴다면? 당신은 유익한 의견을 말해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이들은 그것을 참견으로 받아들인다면? 당신은 말을 아끼는 것이라고 하지만 다른 이들은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느낀다면? 이런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지나쳐 버리는데 익숙해져 있다면 이러한 습관은 성공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세계적인 IT기업으로서 국내에 진출해 있는 M사는 모든 직장인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회사중의 하나다. M사의 가장 핵심부서 중 하나인 연구개발팀은 주로 핵심소프트웨어의 한국적용과 관련해서 고객들의 기술적인 불만이나 요구사항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팀장은 소위 일류대 출신이고 IT업계에서는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전문가이다. 회사가 신입사원을 채용해서 부서에 배치할 때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된 인력들이 연구개발팀으로 배치되고, 사내 부서팀원을 선발할 때도 회사에서 가장 유능한 직원들로 배치했다. 본사에서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가장 먼저 교육을 받고 테스트를 해보는 곳이고 새로운 기술트랜드 교육이 있을 때도 일차적으로 교육기회가 제공된다. 하지만 연구개발팀의 팀원들은 모두 모래알같이 일을 하고 팀워크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인지 연구개발팀의 실적은 최근 몇 년간 늘 꼴찌의 꼬리표를 달고 있다.

 M사는 매년 봄가을에 팀장급 이상의 간부급을 대상으로 단합대회를 가진다. 산행을 하기도 하고 함께 운동을 하기도 했다. 지난 가을 단합대회는 골프대회였다. 간부들마다 개인적인 실력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일 년에 몇 번 정도는 필드에 나가는 수준이었다. 연구개발팀장도 보기 플레이어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골프경기의 진행방식은 전체 18홀 경기에서 가장 좋은 경기를 펼친 사람에게 상을 주거나 아니면 자신의 핸디캡에서 가장 편차가 작은 사람에게 상을 주는 방식 등 다양한 게임의 룰이 있다. M사는 단합대회에 걸맞게 개인적인 기록보다는 단합과 팀빌딩에 초점을 맞추어 게임방식을 정했다. 4명이 한조가 되어 경기를 하는데, 평상시와 같이 개인적으로 가지고 치는 흰 골프공이외에 별도의 노란 골프공을 조별로 하나씩 지급하고 조내에서 한사람이 한 홀의 티박스에서 부터 그린까지 노란공으로 치고 나가서 한 홀이 끝나면 조내의 다른 멤버에게 공을 건네주는 방식으로 번갈아가면서 치도록 했다. 18홀 경기까지 공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아마도 한사람이 4-5번정도 노란공으로 게임을 하게 된다. 18홀이 끝날 때 까지 노란공을 잃어버리지 않은 조에게 시상을 하는 방식이었다. 일반적으로 골프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면 대부분 18홀까지 2-3개의 공을 잃어버리는 것을 감안해 볼 때 18홀까지 조별로 하나씩 주어진 공을 잃어버리지 않고 끝까지 지킨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조멤버들은 자기가 노란공을 치는 순서 때 자신이 흰공을 칠 때 보다 훨씬 신중하게 공을 칠 뿐 만아니라 다른 멤버가 노란 공을 칠 때 조차 혹시나 자신의 조에 하나밖에 없는 노란공을 잃어버리지나 않을까 함께 염려했다. 간혹 친 노란공이 해저드나 풀숲에 들어가게 되어 공을 찾기가 조금만 어려워져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가 험한 풀숲, 언덕 바위틈이나 웅덩이도 마다않고 뛰어다니며 공을 찾아 다녔다. 그러나 이렇게 서로 합심해서 애를 쓴다고 해도 18홀까지 노란공을 지키는 조는 거의 드물었다. 어떤 조는 2번 혹은 3번 홀에서 노란공을 잃어버리기도 하지만 보통의 경우 10홀 내외가 고비였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연구개발팀장은 특이한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일반적인 골프경기에서는 친한 친구가 아니면 골프를 치는 4시간 내내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 탓으로 조 멤버들과 형식적인 인사 몇 마디 이외에 거의 대화가 없었는데 이번은 달랐다. 자신이 노란공을 칠때 다른 이들에게 공이 어디로 가는지 잘 봐달라고 부탁도 하고, 조원들은 이렇게 치면 좋겠다고 조언을 했다.E 조의 또 다른 멤버들이 천천히 서두르지 말라고 격려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대화와 배려가 노란공이 가는 곳마다 계속 따라다녔다. 다른 조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연구개발팀장이 속한 조는 아쉽게도 14홀에서 노란공을 물에 빠뜨려 잃어버리기는 했지만 이미 서로가 많이 친해져서 남은 홀에서는 회사관련 얘기, 가정에 대한 얘기 등이 끊이지 않았고 모두와 친해졌다.

 연구개발팀장은 골프경기를 마친 뒤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연구개발팀의 업무분위기를 돌아보게 되었다. 골프경기와 사업은 엄연히 다르다. 사업부서에서 일을 할 때 골프경기 하듯 느긋하게 해서는 물론 안 되겠지만 부서의 목표와 개인의 역할을 서로가 명확히 이해하고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도와주고, 서로 배려하고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풀어나가는 팀워크는 골프경기나 사업 모두에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연구개발팀장은 매주 금요일 오후 퇴근 무렵에 직원들이 함께 모여 서로 가까워지고 서로의 어려움이나 성과향상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때 팀장은 직원들에게 잘못 전달된 내용이 있는지, 의도와 다르게 오해를 불러온 것이 있는지 그리고 솔직히 다른 직원들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그리고 다른 직원들은 팀장이 직원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물론 처음 몇 번의 모임에서는 분위기가 상당히 어색했지만 점차 직원들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팀장의 표현방식을 이해하게 되었다. 팀장은 성격적으로 ‘감사하다’. ‘미안하다’라는 말이나 상대방에게 부드럽게 대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자신이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시인을 하고 이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직원들도 팀장의 이러한 변화를 진심으로 이해했고 자신들의 업무방식이나 자세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점차 이해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사람은 누구나 몇 가지의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다. 우리 주변의 뛰어난 사람들, 성공한 사람들, 대단한 학식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모두 결점하나 없는 완벽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은 대부분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결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한다. 그것은 이들이 나쁜 습관을 고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은 혼자서 모든 것을 이루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나 협력으로 자신의 결점을 보완한다.

 세계적인 경영코치, 마셜 골드스미스는 성공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잘못된 행동 유형 20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즉,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거나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거나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거나 그리고 그 외에도 지나친 자랑, 변명, 핑계, 편애, 무례, 책임전가 등등. 이 모두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치명적인 결점을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까? 우선 자신의 잘못된 습관이나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영민하게 이를 인식하고 솔직하게 인정해야 하며 잘못된 행동을 조금씩 바꾸겠다는 생각보다는 아예 중단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신의 많은 일상적인 행동 중에서 일부를 조금씩 더욱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이유는 바꾸어야 할 사소한 행동이 너무 많고 바꾸어야 할 목표수준을 설정하고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그릇된 행동으로 인식될 때 치명적인 행동을 과감하게 중단하는 것 만이 가장 최상의 치료법이다. 실제로 문제가 무엇이라는 것을 안다면 해결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만약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알고도 바꾸지 않는다면 당신은 지금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거나 아니면 더 나은 성공을 포기한 사람이다.

현대상선 사보 [바다소리]